오늘 같은 날에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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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17:01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오늘 같은 날에는
이향아
오늘 같은 날에는
떠나고 싶다.
남행열차 종착역에
길손처럼 내려서
헌옷 벗어 던지듯
버리고 온 고향으로
맨발 감싸 녹여 주던
황토밭 질러
오늘 같은 날에는
들길을 걷고 싶다.
하늘자락 펄럭이게
입김을 모아
생각나는 옛이름 외치고 싶다.
한달음에 땅끝까지
길이 트이고
아른아른 그리운 꿈길 걸어서
냉이, 쑥 보오얀
속잎에 대고
숨겨왔던 그 말도
고백하고 싶다.
오늘 같은 날에는
돌아가고 싶다.
이른 봄 바람나서
고향에 가고 싶다.
고향 들판 밭두렁에
새로 태어나고 싶다.
이향아
오늘 같은 날에는
떠나고 싶다.
남행열차 종착역에
길손처럼 내려서
헌옷 벗어 던지듯
버리고 온 고향으로
맨발 감싸 녹여 주던
황토밭 질러
오늘 같은 날에는
들길을 걷고 싶다.
하늘자락 펄럭이게
입김을 모아
생각나는 옛이름 외치고 싶다.
한달음에 땅끝까지
길이 트이고
아른아른 그리운 꿈길 걸어서
냉이, 쑥 보오얀
속잎에 대고
숨겨왔던 그 말도
고백하고 싶다.
오늘 같은 날에는
돌아가고 싶다.
이른 봄 바람나서
고향에 가고 싶다.
고향 들판 밭두렁에
새로 태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