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라토로 이별하겠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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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17:02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모데라토로 이별하겠지
이향아
로터리 분수에서
갈라서는 물
'모데라토'로
'모데라토'로
이별하겠지.
수정으로 깎은 기러기 같은
깎다가 부스러진 외로움 같은
우리나라 초가을 보통날 햇볕
의지할 데 없는 듯
허허로운 날
물드는 은행나무 아랠
눈 감고 지나
짧아진 해 그림자
발목에 걸고
'피아노' '피아노'로 돌아가는 길
점점 여리게
돌아가는 길.
이향아
로터리 분수에서
갈라서는 물
'모데라토'로
'모데라토'로
이별하겠지.
수정으로 깎은 기러기 같은
깎다가 부스러진 외로움 같은
우리나라 초가을 보통날 햇볕
의지할 데 없는 듯
허허로운 날
물드는 은행나무 아랠
눈 감고 지나
짧아진 해 그림자
발목에 걸고
'피아노' '피아노'로 돌아가는 길
점점 여리게
돌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