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와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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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와 강물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큰비와 강물
 
                          이향아
 
 
 큰비가 쏟아지면 걱정이어요, 어머니.
 강물은 느닷없이 묽게 희석이 될 거예요.
 큰비 끝에 얼굴이 누렇게 뜬,
 빈혈의 강물을 보셨겠지요.
 질정 못할 그리움을 앓던 강물이
 떠밀리듯 일어나 정신을 잃을까 걱정이어요, 어머니.
 초죽음되어 논밭에 쓰러진 강물을 보셨겠지요.
 비는 제 집을 찾아오는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강물 위에 돌아와요.
 바람나서 객지로 유랑하던 사람처럼 지쳐서 강물 위에 돌아와요.
 속 썩은 창자를 붉게 붉게 뒤집어 보이면서 강물이 탕자를 안아 들이네요.
 원수같은 자식이라고, 질긴 것이 핏줄이라고,
 강물이 빗줄기를 끌어안고 몸부림을 치네요, 어머니.

 큰비가 쏟아지면 나는 걱정이 돼요.
 어머니의 빈혈이 걱정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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