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물 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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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강물 소리는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가을 강물 소리는
 
                          이향아
 
 
이제는 나도 철이 드나봅니다, 어머니
가을 강물 소리는 치맛귀를 붙잡고
이대로 그만 가라앉거라, 가라앉거라
타일러쌓고
소슬한 바람 내 속에서 일어나
모처럼 핏줄도 돌아보게 합니다
함께 살다 흩어지면 사촌이 되고
다시 가다 길을 잃어 남남이 되는,
어머니,
가을 강물 소리에 귀기울이다가
지금은 내왕이 끊긴 일가친척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고 가면 바다가 벼랑처럼 있어
거기 함께 떨어져 만난다고 하지만
죽어서 가는 천당처럼 아득하기만 합니다.

가을 강물을 보면 문득 용서받고 싶습니다, 어머니.
즐펀히 너브러진 물줄기가 심장으로 다가와
땀으로 눈물로 이슬맺는 은혜
가을 강가에 서서
나는 모처럼
과묵한 해그림자 갈대 그늘을
따라가면서
잠겨들면서
내 목숨 좁은 길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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