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차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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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17:0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반쪽 차표
이향아
안전벨트를 매었다.
차장은 내 차표를 찢어서
반쪽만을 신표처럼 내밀었다.
하나를 둘로 나누어 가진
우리들의 관계.
온 강산 똘물처럼 굴러다녀도
반쪽씩의 약속을 품고 살다가
해지는 포구나 어느 주막 가게 앞에서
다시 만나 반쪽씩을 맞추어 볼까.
차는 산천을 가로질러
멀고 먼 시간 속으로 빨리어 가고
살아야지,
허리를 띠로 동이고 함께 달리는
슬프고도 아득한 우리들의 관계
불을 켜듯 그립게 나는 그녀를 쳐다본다.
이향아
안전벨트를 매었다.
차장은 내 차표를 찢어서
반쪽만을 신표처럼 내밀었다.
하나를 둘로 나누어 가진
우리들의 관계.
온 강산 똘물처럼 굴러다녀도
반쪽씩의 약속을 품고 살다가
해지는 포구나 어느 주막 가게 앞에서
다시 만나 반쪽씩을 맞추어 볼까.
차는 산천을 가로질러
멀고 먼 시간 속으로 빨리어 가고
살아야지,
허리를 띠로 동이고 함께 달리는
슬프고도 아득한 우리들의 관계
불을 켜듯 그립게 나는 그녀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