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매단 사람의 집 -명화감상(4)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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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4 13:07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디서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출판(발표)연도 : 1993
출판사 : 도서출판 오상
목 매단 사람의 집
-명화감상(4)
이향아
세잔느를 아시겠지요
<목 매단 사람의 집>을
보셨습니까.
우리들이 목을 매달 어떤 곳에 대하여
목 매달게 재촉하는 어떤 삶에 대하여
그렇게 몽매한 예절에 대하여
세잔느는 소상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풀 이엉을 씌운 겨울 모자 같은 집
차양이 낡은 버섯 같은 집
입김으로 얼룩진 흙바람 벽에
육신의 그림자를 엿가락처럼 늘이고
제 몸의 습기를 엮어
목 매단 사람,
목 매단 그 사람의 집.
저쪽 들판을 향해서는
맹꽁이 눈만한 봉창이 하나
숨구멍처럼 뚫려 있을 테지만
서둘러 저무는
늦가을 언덕에
서툴게 몸을 꼬고
엎드려 있는 집.
세잔느를 아시지요
그의 <목 매단 사람의 집>
사람을 목 매단 집을.
-명화감상(4)
이향아
세잔느를 아시겠지요
<목 매단 사람의 집>을
보셨습니까.
우리들이 목을 매달 어떤 곳에 대하여
목 매달게 재촉하는 어떤 삶에 대하여
그렇게 몽매한 예절에 대하여
세잔느는 소상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풀 이엉을 씌운 겨울 모자 같은 집
차양이 낡은 버섯 같은 집
입김으로 얼룩진 흙바람 벽에
육신의 그림자를 엿가락처럼 늘이고
제 몸의 습기를 엮어
목 매단 사람,
목 매단 그 사람의 집.
저쪽 들판을 향해서는
맹꽁이 눈만한 봉창이 하나
숨구멍처럼 뚫려 있을 테지만
서둘러 저무는
늦가을 언덕에
서툴게 몸을 꼬고
엎드려 있는 집.
세잔느를 아시지요
그의 <목 매단 사람의 집>
사람을 목 매단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