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네로 따라온 달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새 동네로 따라온 달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디서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출판(발표)연도 : 1993     출판사 : 도서출판 오상
새 동네로 따라온 달
 
                        이향아
   
 
오늘은
다시 이사를 한다
차일을 걷어 불을 사르고
나팔 불고 떠나가는
나그네 행진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살아도 살아도 낯선 천지
가숙의 솥단지 여기다 걸고
모르던 이들 새로 만나서
약속된 해후런 듯
더운 손을 잡으리

모종해 온 들풀처럼
몸살이 날지라도
손톱 밑에 꾸려둔 눈물을 풀어
발부리 매운 먼지 가라앉히리

진월동 새 동네로
따라온 달은
웃자란 계수나무 보라 그늘을
하늘에서 가까운 뜨락에 얹고
나는 백수정 등피를 닦아
맑은 피 찍어내어 시를 썼으면

이사하는 오늘
표표한 구름 몇 장
아껴 둔 추억처럼 희고 외롭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