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딱 감고 들이킬 걸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눈 딱 감고 들이킬 걸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디서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도서출판 오상
눈 딱 감고 들이킬 걸
 
                              이향아
 
 
잘못했다
몽고 특산 마유주 한 사발
눈 딱 감고 들이켜도 될 것을

혼을 빼서 고비사막에 버려두고 왔대도
하늘 아래 그 땅인 걸 괜히 보챘다

'오야' '오야'
마시자고 권해 쌓는 걸
'소야' '소야'
머물러 살자는 줄 알고
이빨 빠진 술 그릇
때묻은 주둥이에
인사치레로 시늉만 했다

쌀 뜨물 구정물처럼 시금털털한
몽고 특산 마유주, 자랑하던 맛
몽고 땅이 꺼져서 세상 맞닿을까 봐
취해서 쓰러지면
돌아오지 못할까 봐
마시는 척 돌아서서 쏟아버렸다

잘못했다
아름다운 유혹
들이킬 걸 그랬다
 

 
───────────────────── 
'오야': 몽고말로 마시자는 뜻
'소야': 몽고말로 같이 살자는 뜻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