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할 수 있나요
-몽고 인상

                                이향아
 
 
글쎄요, 어찌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나요
살아 보지 않고 어찌 아나요

얼른 봐도 색깔만은 누우렇데요
황색인종의 유예된 꿈들
산도, 들도, 얼굴마나 누우렇데요

염소 울음, 말 울음, 낙타 울음 소리
들판을 갈고 가는 맷돌 소리 같데요

놓아 먹인 들짐승 판을 치데요
기름 냄새가 마늘보다 독하데요
마유 냄새가 고추보다 쏘데요
하늘도 땅도 그저 밋밋하데요
사방천지에 걸리는 게 없데요
글쎄요, 나는 잘 모르겠데요

고려 처녀들 잡혀가서 어찌 살았노
그 생각만 하면 기막히데요
큰 죄 지었데요. 그 옛날에

지금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데요
형이니 아우니 같은 뿌리니
입으로는 다정하게 해 쌉디다만
옛날 돌아 보면 뼈 저리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