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합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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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6 15:32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종이등 켜진 문간
출판(발표)연도 : 1997
출판사 : 문학세계사
참 이상합니다
이향아
나는 지금 마른 삭정이 같기도 하고
벼랑부는 벼랑
위태로운 불길 같기도 합니다
한 바탕 소나기로 나를 적시시든지
토굴 속같이 아늑한 눈길로
가쁜 내 흐느낌을 감싸시든지
마음대로 하시지요
나는 지금 목이 몹시 마른 듯도 하고
속엣 것을 있는 대로 토할 것도 같습니다
나를 꿇어 엎드리어 더 울리시든지
갯나루 갈대처럼 산발하여서
몸부림 몸부림 뒤채게 하든지
아무튼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십시오
어제는 오늘을 그리며 달려서 왔고
오늘은 내일을 꿈꿔 외로울 수 없는데
내 속은 풍랑의 밤바다처럼
왜 이렇게
솟구치는지, 들끓는지 참 이상합니다
이향아
나는 지금 마른 삭정이 같기도 하고
벼랑부는 벼랑
위태로운 불길 같기도 합니다
한 바탕 소나기로 나를 적시시든지
토굴 속같이 아늑한 눈길로
가쁜 내 흐느낌을 감싸시든지
마음대로 하시지요
나는 지금 목이 몹시 마른 듯도 하고
속엣 것을 있는 대로 토할 것도 같습니다
나를 꿇어 엎드리어 더 울리시든지
갯나루 갈대처럼 산발하여서
몸부림 몸부림 뒤채게 하든지
아무튼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십시오
어제는 오늘을 그리며 달려서 왔고
오늘은 내일을 꿈꿔 외로울 수 없는데
내 속은 풍랑의 밤바다처럼
왜 이렇게
솟구치는지, 들끓는지 참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