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아침 창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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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아침 창에는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종이등 켜진 문간
출판(발표)연도 : 1997     출판사 : 문학세계사
그 겨울 아침 창에는
 
                        이향아
 
 
그 겨울 유리창은 얼어 있었어
성애 속을 걸어가면 밀림이 깊고
구름 걷어 풀밭 길엔 달팽이가 숨었었지
새떼는 일제히 잡목 숲으로 날고
거꾸로 걸어가는 새끼 짐승들
송진내 연기 푸른 굴뚝에 기대 서면
생각나는 이름 하나 둘이 아니었어
뜨거운 손가락 눌러 이름을 썼지
언제 봐도 열적은 내 이름과 나란히
싸우고 토라진 그애의 이름
나는 그 이름을 눌러서 썼어
사랑을 고백할 때처럼 목이 말랐어
사랑을 고백할 때처럼 조금 슬펐어
어서어서 나이 먹어 어른이 되었으면
어른이 되더라도 늙지 말고 죽었으면
겨울 아침 유리창 수정 거울에
나는 '호'하고 입김을 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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