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벌판 바라보며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주 벌판 바라보며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종이등 켜진 문간
출판(발표)연도 : 1997     출판사 : 문학세계사
나주 벌판 바라보며
 
                        이향아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보, 남, 파, 초, 노, 주, 빨
무지개 색깔 바로 외우고
다시 뒤집어 거꾸로도 외우면서
나는 지금 심심한가
쓸쓸한가 몰라
하릴없이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나주 평원 저기가 산 너머 남촌이지
천천히 열병식하듯 눈으로 쫓노라면
휘어지는 강물 줄기
크리스탈처럼 부서지고
명주 몇 필 수십 리에 희게 펄럭거린다
가자, 저 벌판 끄트머리
엎드려 안개 속에 파묻혀 보자
아까부터 운동장엔 공을 차는 아이들
보오얀 먼지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벌판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어느 별로
땀흘려 시간을 밀어 올리는
아이들
오늘처럼 자주자주 심심했으면
차라리
눈물나게 슬펐으면 좋겠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