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로 가는 길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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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6 20:4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종이등 켜진 문간
출판(발표)연도 : 1997
출판사 : 문학세계사
부다로 가는 길
이향아
땅들은 가도가도 무골호인처럼 엎드렸다
논두렁 밭두렁 없는 벙어리 평원
이 편도 저 편도 아닌 밋밋한 바람이
하루종일 심드렁하게 넘나들었다
저 땅을 돌돌 말아 끌어당겨서
비행기 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저물기 전 김포벌에 풀어놓고 싶다
이민을 왔는지 높은 나무에
헝가리말로 우는 헝가리 까치,
제멋대로 우거진 잡목수풀을
지평선 얼기설기 실패에 감아
하늘로 떠서 잠적하고 싶다
수입해 들인 들판 아득한 지평선
사방팔방에서 경적이 울리겠지
잠들지 마라 잠들지 마라
낮은 언덕 판자 울타리에서 종이 울겠지
이향아
땅들은 가도가도 무골호인처럼 엎드렸다
논두렁 밭두렁 없는 벙어리 평원
이 편도 저 편도 아닌 밋밋한 바람이
하루종일 심드렁하게 넘나들었다
저 땅을 돌돌 말아 끌어당겨서
비행기 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저물기 전 김포벌에 풀어놓고 싶다
이민을 왔는지 높은 나무에
헝가리말로 우는 헝가리 까치,
제멋대로 우거진 잡목수풀을
지평선 얼기설기 실패에 감아
하늘로 떠서 잠적하고 싶다
수입해 들인 들판 아득한 지평선
사방팔방에서 경적이 울리겠지
잠들지 마라 잠들지 마라
낮은 언덕 판자 울타리에서 종이 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