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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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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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교실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환상일기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시문학사
빈 교실
 
                  이향아
 
 
여름 방학 운동장에는
객들만 일어나서 쥔 노릇을 하였다
독새풀은 반란하듯 얼굴을 쳐들고
질러가는 운동장이 사막처럼 뜨거웠다
마파람에 풍겼는가
참새떼 재재거리던 내 짝패들은.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긴긴 대낮
발부리로 복도를 기웃거렸다
오래된 호두나무 단내나는 그늘이
낙서로 얼룩진 낮은 담벼락에
가까이 허리 굽혀 들여다 보고
누굴까, 한 손으로 더듬는
저 서투른 풍금소리
여름 방학 빈 교실에 앉아 있으면
나는 먼 데서 온 손님처럼 수줍었다
며칠 사이 왠 일로 발만 커버렸는지
마룻장은 또 유난히도 삐그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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