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의 압축파일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겨울밤의 압축파일

가을 0 981
저자 : 전성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겨울밤의 압축파일

전성규


와이퍼로
닦아내도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는 어둠이
가슴까지 차올라 와 있다.
발목까지 쌓인 눈발은
자정이 지나서야 겨우
가던 길을 멈춰 섰다.
낮에 사온 곰 인형을
꼭 껴안고 잠든 딸아이는
엄마 자장가가 된
은은한 조명등 아래서
풍선 같은 꿈속에 젖어 있다.
자정이 지나자
낮 동안의 기억의 전원이
모두 꺼지고,
일과 시간의 을지연습 같은
모니터가 잠들고,
세상 모든 주파수가
off line으로 숨어 버렸다.
배란다 창문 사이로
얼굴 내민
가로등 불빛은
달빛에 섞인 노란 鄕愁를
연하게 달래준다.
온순한 색깔과
느슨한 심성의
카푸치노 커피 향이 된
겨울밤의 이야기가
압축파일로 잠든
밤의 HDD를
당도 높게 부팅시키고 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