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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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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0 937
저자 : 전성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가로등

전성규


밤은 깊은데
아직 눈을 붙이지 않은 가로등.
시계바늘소리 같은 四月의 비가
내릴 때나,
밤나무 가지 끝에
十月의 찬바람이 걸릴 때나,
언제나 밤의 비위를 잘 맞추는
가로등.
이따금씩 찾아와
한 바가지 슬픔을 쏟아내고 사라지는
열차의 기적이 울릴 때에도
약 한 봉지 분량만큼의
향수를 달래가며,
오늘도
어둠의 속살과 밀애를 나누는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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