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햇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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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08:37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당신의 피리를 삼으소서
출판(발표)연도 : 2000
출판사 : 크리스찬서적
평일의 햇살
이향아
평일의 햇살은 빈날처럼 슬프다
커피 한 잔을 마실까
생애의 마지막인 듯이
의자에 등을 낮게 기대고
가루 커피 큰 숟가락 고봉으로 하나
차고 맑은 물 사발로 하나
평일의 햇살은 얼음사탕처럼 맑다
두 발은 이 제상 진흙 속에 담갔어도
두 손은 머나먼 그리움에 부풀어
대답을 기다리리
금빛 약속 로마서에 손을 얹었다
그는 신실하고 아름다운 종
당신을 사랑하여 노래지어 불렀구나
잊을 뻔했네
어서 나도 편지를 써야지
막힌 길을 열고 사도를 만나야지
평일의 햇살 아래
도포자락 길게 끌면서
열사의 사막을 걸어가야지
평일의 햇살은 뉘우침으로 눈이 부시다
이향아
평일의 햇살은 빈날처럼 슬프다
커피 한 잔을 마실까
생애의 마지막인 듯이
의자에 등을 낮게 기대고
가루 커피 큰 숟가락 고봉으로 하나
차고 맑은 물 사발로 하나
평일의 햇살은 얼음사탕처럼 맑다
두 발은 이 제상 진흙 속에 담갔어도
두 손은 머나먼 그리움에 부풀어
대답을 기다리리
금빛 약속 로마서에 손을 얹었다
그는 신실하고 아름다운 종
당신을 사랑하여 노래지어 불렀구나
잊을 뻔했네
어서 나도 편지를 써야지
막힌 길을 열고 사도를 만나야지
평일의 햇살 아래
도포자락 길게 끌면서
열사의 사막을 걸어가야지
평일의 햇살은 뉘우침으로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