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洞窟)속에서
김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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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2:20
저자 : 김종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한 줄기 빛도 허락하지 않는
동굴(洞窟)은
비어있는 나의 방 한 칸
그저 전설처럼 아늑하고 아득하여라
횃불도 없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제대로 걸어가려면
박쥐가 되는 수밖에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은
머리카락 곤두서게 한 신경 한 자락뿐
발 아래 수천의 파도가 물결치고
머리 위로 아우성치는 연옥(煉獄)
따스한 시선조차 힘에 버거우니
눈을 감고 걸어가는 것이 익숙하다
비록 불이 꺼져 있다 할지라도
이곳이 마냥 칠흑의 검은
한기(寒氣) 나는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높은 나뭇가지 둥지에 들키지 않게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새처럼
밖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것들만
저 동굴(洞窟) 속으로 들어가서
잠시라도 쉴 수 있으니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동굴속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고
깊은 산속에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내속에 동굴(洞窟)이 들어 있으니
어리석다 어리석다 하지 말고
어서 화두(話頭) 하나 꺼내 보여라
이 어둡고 캄캄한 세상도
내가 가진 세상이니
겨울 눈속에 핀 꽃처럼 자유로워라
동굴(洞窟)은
비어있는 나의 방 한 칸
그저 전설처럼 아늑하고 아득하여라
횃불도 없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제대로 걸어가려면
박쥐가 되는 수밖에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은
머리카락 곤두서게 한 신경 한 자락뿐
발 아래 수천의 파도가 물결치고
머리 위로 아우성치는 연옥(煉獄)
따스한 시선조차 힘에 버거우니
눈을 감고 걸어가는 것이 익숙하다
비록 불이 꺼져 있다 할지라도
이곳이 마냥 칠흑의 검은
한기(寒氣) 나는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높은 나뭇가지 둥지에 들키지 않게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새처럼
밖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것들만
저 동굴(洞窟) 속으로 들어가서
잠시라도 쉴 수 있으니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동굴속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고
깊은 산속에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내속에 동굴(洞窟)이 들어 있으니
어리석다 어리석다 하지 말고
어서 화두(話頭) 하나 꺼내 보여라
이 어둡고 캄캄한 세상도
내가 가진 세상이니
겨울 눈속에 핀 꽃처럼 자유로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