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사랑으로
 
                        이향아
     

 내가 깊은 밤의 늪을 건너거나
 들녘 칼바람 속을 방황하거나
 천지 사방 어디서 무얼 하거나
 나를 쥐고 흔드는 끈이 있어라.
 나는 알아라.
 그 끈이 요람을 흔드는 자장가 같다가
 나를 감아 당기는 채찍 같다가
 그 손길의 부드러움과 아픔,
 그 손길의 따뜻함과 매서움,
 그대여, 이 앎이 눈물겨워서
 낮달이 계명처럼 걸려 있는 하늘에 대고
 오늘도 깊은 숨을 뿜어내나니
 내가 하나의 목숨으로 하나의 길을
 하나의 사랑으로 한 곡조의 노래를
 읊조리며 있노니
 당신의 이름이 하나인 것처럼
 당신의 뜻이 하나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