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 -거룩한 이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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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2:54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당신의 피리를 삼으소서
출판(발표)연도 : 2000
출판사 : 크리스찬서적
당신의 이름
-거룩한 이름
이향아
어느 날 깊은 음악에 잠이 깨었습니다.
아름다운 반석 위에 나를 심었습니다.
나는 미풍에도 소스라치는 잎새들의 나무
해는 폭포처럼 쏟아졌습니다.
혼미한 개벽 속에서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렇게 하여
이 후미지고 누추한 골짜기까지
당신은 오셨습니다.
그대 이름 부를 자 누군가
큰 영광 아니고서는 그대 이름 부를 자가 없네
황무한 세계의 모든 성읍에서 사람들은
그대 이름 부르며 밀물처럼 출발하네
땅 껍질을 벗듯, 부스럼을 떨어버리듯,
나는 이 어둠을 밀어내고 싶어
제마다 갇힌 집, 천근같은 문을 열고
해바라기 하듯, 땅의 끝에서 몰려 오네.
보소서. 해안을 안고 가는 물굽이같이
시온산을 오르는 능선과도 같이
최후의 날을 향하여 만발하는 이 궁창의
합창 소리 들으소서.
파도가 몸부림쳐 바닷속 산호를 감추듯
내 노래의 곡조가 농울쳐 올라
그대 거룩한 이름 가슴에 품게 하소서.
내가 더러는 희롱하는 물결 위로 곤두박힐 때
당신은 거기 꽃잎처럼 오소서.
물새 한 마리로 앉으소서.
이것이 네 꿈, 소망이라고 귀띰해 주소서.
당신의 이름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
-거룩한 이름
이향아
어느 날 깊은 음악에 잠이 깨었습니다.
아름다운 반석 위에 나를 심었습니다.
나는 미풍에도 소스라치는 잎새들의 나무
해는 폭포처럼 쏟아졌습니다.
혼미한 개벽 속에서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렇게 하여
이 후미지고 누추한 골짜기까지
당신은 오셨습니다.
그대 이름 부를 자 누군가
큰 영광 아니고서는 그대 이름 부를 자가 없네
황무한 세계의 모든 성읍에서 사람들은
그대 이름 부르며 밀물처럼 출발하네
땅 껍질을 벗듯, 부스럼을 떨어버리듯,
나는 이 어둠을 밀어내고 싶어
제마다 갇힌 집, 천근같은 문을 열고
해바라기 하듯, 땅의 끝에서 몰려 오네.
보소서. 해안을 안고 가는 물굽이같이
시온산을 오르는 능선과도 같이
최후의 날을 향하여 만발하는 이 궁창의
합창 소리 들으소서.
파도가 몸부림쳐 바닷속 산호를 감추듯
내 노래의 곡조가 농울쳐 올라
그대 거룩한 이름 가슴에 품게 하소서.
내가 더러는 희롱하는 물결 위로 곤두박힐 때
당신은 거기 꽃잎처럼 오소서.
물새 한 마리로 앉으소서.
이것이 네 꿈, 소망이라고 귀띰해 주소서.
당신의 이름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