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프다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슬프다

가을 0 1187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나는 슬프다
 
                      이향아
 
 
'진실입니다'라고 말할 때
내 몸은 산대나무 숲처럼 가늘게 흔들린다.
그렇게 말할 때마다
넓은 바다 푸른 물너울에 잠기는 듯,
나는 진저리를 친다.
숨어 있는 거짓은 죽어 버려라,
껍데기와 덤불과,
음흉한 그림자는 꺼져 버려라.

'참, 아름다워요'라고 말할 때 나는,
그 맑은 푸르름에 가슴이 탄다.
세상의 눈물이란 눈물,
세상의 순전한 것이란 모두
우, 우, 우 손을 잡고 일어서는 소리
일어서서 나를 무동 태우고
그래요, 맞아요, 갈채하는 소리.

그것이 살아서 마지막 말인 듯이 하리,
혼자라도 헤프게 맹세하지 않으리,
꽃비 속에 넋이 나가 길을 잃을지라도
헤매지 않으리, 명경같이 걸어가리.

'슬퍼요'라고 말할 때
나는 추운 듯, 배 고픈 듯,
외로운 듯
혼을 실처럼 뽑아서 사르는 것같이
조금씩 어지럽다.
나는 정말 슬프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