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일기
가을
0
896
2004.08.09 14:08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그날 일기
이향아
창포꽃이 그림같은 호수에 갔었다.
통나무집 흔들의자에 앉아서 순한 커피를 마시고
늦었을까요. 우리들은 희망에 지각인가요.
아니라며, 절대로.
대양 하나씩 품기로 했다.
억눌렸던 꿈들로 과식한 점심
서둘러 언덕길로 내려오면서
옛날 유행가를 소리소리 외쳤다.
5월 중순, 날씨 맑음
지구는 작년보다 자꾸만 더워짐
시간을 비집고 가기 잘 했음
진실을 풀어 풀어 어리석음 뿐이라도
후회같은 것은 하지 않을 작정
속아도 괜찮지만, 속이지는 않겠음
내일도 오늘처럼 다름없이 살지라도
눈물겨운 사랑아, 안부를 전하노라.
오랜만에 일기를 길게 길게 썼다.
이향아
창포꽃이 그림같은 호수에 갔었다.
통나무집 흔들의자에 앉아서 순한 커피를 마시고
늦었을까요. 우리들은 희망에 지각인가요.
아니라며, 절대로.
대양 하나씩 품기로 했다.
억눌렸던 꿈들로 과식한 점심
서둘러 언덕길로 내려오면서
옛날 유행가를 소리소리 외쳤다.
5월 중순, 날씨 맑음
지구는 작년보다 자꾸만 더워짐
시간을 비집고 가기 잘 했음
진실을 풀어 풀어 어리석음 뿐이라도
후회같은 것은 하지 않을 작정
속아도 괜찮지만, 속이지는 않겠음
내일도 오늘처럼 다름없이 살지라도
눈물겨운 사랑아, 안부를 전하노라.
오랜만에 일기를 길게 길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