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의 나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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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9:2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벼랑의 나무
이향아
벼랑의 나무는 벼랑에 서 있음을 아나 보다
생살처럼 불거진 황토 흙 벼랑 위에
밤낮없이 고개 치켜 무너지는 소리
벼랑의 나무는 벼랑을 아나 보다
고된 발돋움과 어지러움과 뼈저린 외로움을
벼랑인 줄 앎으로 높은 꿈을 꾸나 보다.
평지의 나무보다 간절하게 몸 흔들어
떠나는 것들의 이름을 불러쌓고
평지에선 엄두도 못낼
슬픈 회임과 거룩한 결실.
뼈가 조심조심 살을 다스리듯이
뿌리는 서로 얽혀 흙을 안아 올리고
벼랑의 나무는 벼랑인 줄 앎으로
절대로 추락할 수 없는가 보다.
이향아
벼랑의 나무는 벼랑에 서 있음을 아나 보다
생살처럼 불거진 황토 흙 벼랑 위에
밤낮없이 고개 치켜 무너지는 소리
벼랑의 나무는 벼랑을 아나 보다
고된 발돋움과 어지러움과 뼈저린 외로움을
벼랑인 줄 앎으로 높은 꿈을 꾸나 보다.
평지의 나무보다 간절하게 몸 흔들어
떠나는 것들의 이름을 불러쌓고
평지에선 엄두도 못낼
슬픈 회임과 거룩한 결실.
뼈가 조심조심 살을 다스리듯이
뿌리는 서로 얽혀 흙을 안아 올리고
벼랑의 나무는 벼랑인 줄 앎으로
절대로 추락할 수 없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