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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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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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

가을 0 1001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문병
 
                      이향아
 
 
슬립퍼 소리를 죽이며 병실을 둘러봤다.
무너지는 헛간처럼
누구의 늙은 아버진가
긴 마루에 끊어질듯 잦은 기침소리
어스름 불빛은
깊은 물 속처럼 목줄기를 적시고
육체로 태어난 날들의 수많은 황홀과
숨 다스리며 살아가는 슬픔에 대해서 속삭인다.
슬립퍼 소리를 죽여 병실을 둘러보고 있을 때,
두런두런 등 뒤에서 내 병실을 묻는 소리
우리는 서로서로 병들어 있었구나.
백에 한 칸 기적은 내 것이라 우기면서
불쌍하구나 참, 어리석구나
저녁마다 발소리를 죽여
발소리를 죽여
우리는 없었구나
같은 희망을 향해 떠났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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