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 같은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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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같은 애들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솔방울 같은 애들
 
                        이향아
   

잡초들도 꽃대를 뽑아 올렸다.
죽을 둥 살 둥, 새끼라도 치려는 게지.
소나무 가지마다 솔방울이 빼곡하다.
그도 역시 새끼를 치려는 게지.
믿지 못할 세상이야, 언제 망할지 몰라 
씨라도 맺어 놔야 안심이라고,
때는 늦은 봄 흥청대는 꽃시절에
이대로 그냥은 눈감을 수 없다면서.
 
TV에는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소
뼈만 남아 눈이 화등잔 같은,
연기에 그을은 소나무 같은 애들
이러다가 좋은 세상 올지도 몰라서
주렁주렁 매달린 솔방울 같은 애들.
화면은 총천연색 눈이 부신 나날
실가지 같은 팔다리를 건둥건둥 매달고,
좋은 세상 오너라, 오너라, 오너라.
배가 고파 어깨만 솟은 애들이
혹시 좋은 세상 올지도 몰라서
입이 찢어져라 웃는 애들이
죽어가는 소나무
씨알같은 저 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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