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파리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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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2:13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대이파리
정 군 수
내 삶이 지쳐
검은 물 흐르는 도랑을 건널 때
바람과 싸우는 대이파리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거세면 잎 날을 세우고
흔들리다 지치면
퍼런 잎 날을 칼처럼 세우고
바람을 가르는 대이파리 소리
내가 살아 있음을
별이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지금도 저 푸른 대숲에서
바람을 거부하는 대이파리에서 듣는다.
대이파리에 떨어지는 빗물을 본다.
하루를 지는 빗물을 받으며
온몸이 젖어
발끝까지 젖어
빗물이 울면 함께 우는 대이파리를 본다.
내 몸이 지쳐
말라붙은 도랑을 지날 때
삶과 죽음이 손을 잡는 곳
낯선 생명이 쉬어간 자리
땅 속을 흐르는 강물까지
울음을 흘려내는 대이파리를 본다
정 군 수
내 삶이 지쳐
검은 물 흐르는 도랑을 건널 때
바람과 싸우는 대이파리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거세면 잎 날을 세우고
흔들리다 지치면
퍼런 잎 날을 칼처럼 세우고
바람을 가르는 대이파리 소리
내가 살아 있음을
별이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지금도 저 푸른 대숲에서
바람을 거부하는 대이파리에서 듣는다.
대이파리에 떨어지는 빗물을 본다.
하루를 지는 빗물을 받으며
온몸이 젖어
발끝까지 젖어
빗물이 울면 함께 우는 대이파리를 본다.
내 몸이 지쳐
말라붙은 도랑을 지날 때
삶과 죽음이 손을 잡는 곳
낯선 생명이 쉬어간 자리
땅 속을 흐르는 강물까지
울음을 흘려내는 대이파리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