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비 금제머리꽂이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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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2:38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무령왕비 금제머리꽂이
정 군 수
첫눈이 오는 날
그이에게 머리핀 하나 사주고 싶다
송산리 고분 무령왕릉에서 나온
왕비의 머리에 꽂았던 금제머리꽂이
匠人의 손끝에서 파르르 떨다
세 가닥 꼬리깃털로 날아오르는 제비
눈이 오는 날 무령왕릉을 찾아갔다가
곰팡내 나는 玄室을 기웃거리고
뒤돌아 오는 길
공주 국립박물관 유리 진열장에서
왕비의 뒷모습을 보았지
나는 잊고 있었는데
눈만 오면 어둠 속에서
하늘을 날아오르던
무령왕비 머릿결에 발 모으고 앉은 제비
장인의 숨소리 따라 주둥이가 돋아나고
날개가 피고 세 가닥 꼬리로
그리움을 지어 나르던
백제여인의 머리결에 온기 묻은
금제머리꽂이
첫눈이 오는 날
그이에게 제비 닮은 머리핀을 사주려고
선물가게 앞을 기웃거린다
정 군 수
첫눈이 오는 날
그이에게 머리핀 하나 사주고 싶다
송산리 고분 무령왕릉에서 나온
왕비의 머리에 꽂았던 금제머리꽂이
匠人의 손끝에서 파르르 떨다
세 가닥 꼬리깃털로 날아오르는 제비
눈이 오는 날 무령왕릉을 찾아갔다가
곰팡내 나는 玄室을 기웃거리고
뒤돌아 오는 길
공주 국립박물관 유리 진열장에서
왕비의 뒷모습을 보았지
나는 잊고 있었는데
눈만 오면 어둠 속에서
하늘을 날아오르던
무령왕비 머릿결에 발 모으고 앉은 제비
장인의 숨소리 따라 주둥이가 돋아나고
날개가 피고 세 가닥 꼬리로
그리움을 지어 나르던
백제여인의 머리결에 온기 묻은
금제머리꽂이
첫눈이 오는 날
그이에게 제비 닮은 머리핀을 사주려고
선물가게 앞을 기웃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