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제저수지 이무기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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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2:41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능제저수지 이무기
정 군 수
비구름이 달을 가리면
*능제저수지 이무기가
비늘을 번뜩이며 밤을 운다
백 개의 귀를 허물어
아흔 아홉 개로 만들고서야
검은 물로 울음을 감추는 이무기
징게맹경 사람들은
도랑을 열어 물꼬를 내면서
비늘 한 조각 보지 못하여도
비오는 밤이면 울음을 듣는다
가믐이 들어
바닥물까지 긁어다가 농사를 짓고
저수지가 가슴을 드러내면
베갯모에서 울음을 듣는다
한 개를 허물어 아흔 아홉이 되는
질기디 질긴 울음을
징게맹경 사람들은
눈이 오는 겨울에도
잠 못드는 이불 속에서 듣는다
* 능제저수지 -- 김제 만경에 있는 저수지의 이름. 이 저수지의 귀가 아흔 아홉개인데 백 개가 되려고 하면 이곳에 사는 이무기가 한 개를 허물어 백개를 만들지 못하게 한다는 전설이 있음
정 군 수
비구름이 달을 가리면
*능제저수지 이무기가
비늘을 번뜩이며 밤을 운다
백 개의 귀를 허물어
아흔 아홉 개로 만들고서야
검은 물로 울음을 감추는 이무기
징게맹경 사람들은
도랑을 열어 물꼬를 내면서
비늘 한 조각 보지 못하여도
비오는 밤이면 울음을 듣는다
가믐이 들어
바닥물까지 긁어다가 농사를 짓고
저수지가 가슴을 드러내면
베갯모에서 울음을 듣는다
한 개를 허물어 아흔 아홉이 되는
질기디 질긴 울음을
징게맹경 사람들은
눈이 오는 겨울에도
잠 못드는 이불 속에서 듣는다
* 능제저수지 -- 김제 만경에 있는 저수지의 이름. 이 저수지의 귀가 아흔 아홉개인데 백 개가 되려고 하면 이곳에 사는 이무기가 한 개를 허물어 백개를 만들지 못하게 한다는 전설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