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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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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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

국화꽃향기 0 1332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곰소항
       
                      정 군 수

                           
눈을 맞으며 폐선 몇 척
낡은 액자에 몸을 묻는다
선착장에 갈겨놓은 허연 갈매기똥과
폐경기의 물때가 그어놓은 갯벌을 따라 
닫힌 물구덩에 갈대바람 쏟는다
좌판 놓인 골목길을 돌아
생선 눈깔에 노을이 뜨면
칠산바다로 가는 어부여
네 에미 화로불 같은 가슴 열어 
치성드리는 팽나무집
하루를 기다리다 지쳐
덜컹거리는 봉창에 기대면
뱃길로 손은 흔들리고
젖갈냄새에 절은 빈지문틈을 날아
갯벌 묻은 갈매기
저무는 하늘에 몸을 감추고
곰소항은                             
불도 없이 잠기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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