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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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2:47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지리산
정 군 수
아침 햇살을 받고 일어서는 지리산은
어제의 산이 아니다. 거대한 나뭇잎
그 잎줄기 타고 수맥이 가듯
산의 정기 천왕봉으로 흘러드는
투명한 핏줄을 보여준다
지치고 찢긴 낡은 의상들
훌훌 벗어 계곡 물에 씻어 버리고
우리의 모습으로 일어나는 산
비겁과 치욕의 기억들 너의 품안에서는
자정의 샘물로 다시 솟는다
푸른 머리를 떠도는 구름도
발 밑을 구르는 물살도
깊어 가는 사색을 거스르지 못할지니
한 사람의 산이 아니었음을
한 세대의 역사가 아니었음을
떠오르는 햇살 속 밝음과 그늘
그 신선하게 날이 선 등성이에
우리의 예지를 갈아세운다
깊은 산이 먼 곳에서 울림을 불러오듯
백두에서 한라에서 꿈을 부르며
용암 끓어오르는 너의 깊은 곳
언젠가 사해를 넘칠 지열을 감추고
떠오르는 아침
오늘의 정맥으로 다시 살아나는
투명한 핏줄을 보여준다
정 군 수
아침 햇살을 받고 일어서는 지리산은
어제의 산이 아니다. 거대한 나뭇잎
그 잎줄기 타고 수맥이 가듯
산의 정기 천왕봉으로 흘러드는
투명한 핏줄을 보여준다
지치고 찢긴 낡은 의상들
훌훌 벗어 계곡 물에 씻어 버리고
우리의 모습으로 일어나는 산
비겁과 치욕의 기억들 너의 품안에서는
자정의 샘물로 다시 솟는다
푸른 머리를 떠도는 구름도
발 밑을 구르는 물살도
깊어 가는 사색을 거스르지 못할지니
한 사람의 산이 아니었음을
한 세대의 역사가 아니었음을
떠오르는 햇살 속 밝음과 그늘
그 신선하게 날이 선 등성이에
우리의 예지를 갈아세운다
깊은 산이 먼 곳에서 울림을 불러오듯
백두에서 한라에서 꿈을 부르며
용암 끓어오르는 너의 깊은 곳
언젠가 사해를 넘칠 지열을 감추고
떠오르는 아침
오늘의 정맥으로 다시 살아나는
투명한 핏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