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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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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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는 길

국화꽃향기 0 987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내 가는 길
 
                    정 군 수


가을산에 앉아 있으면
내 가는 길이 어디인지를
천 리라도 가는 어두운 길이
꽃밭길 두 눈에 밝아오듯
저리 훤히 보이던 것을

가을나무 아래 서 있으면
내 불려 가는 곳이 어디인지를
가슴을 뛰어넘는 검은 강물이
풀밭길 이슬로 적셔오듯
저리 조용히 흐르던 것을

무너진 무덤 작은 오솔길
가다가 뒤돌아 서지 못하고
흐느낌도 없이 멀어져 간다
맨발로 먼길을 간다

저무는 풀꽃들의 저 숨소리
가을산에 앉아 있으면
그리움 옛날로 남아 있어도
내 머무는 곳이 어디인지를
저리 훤히 보이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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