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2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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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3:18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메주 2
정 군 수
윗목에 놓여
뭉쳐진 대로 그저 구르다가
시렁에 매달려
아무렇게나 조금씩 흔들거리다가
수선화 꽃잎 피는 날
곰팡이가 슬어 숨을 얻는다
열지 않을 가슴으로 바위가 되느니
열린 틈으로 너를 불러내어
석류꽃보다 더 아프고 고운
메주꽃 냄새여
부끄럽게 길을 나선다
달빛 담긴 항아리거나
햇빛 넘노는 장독대거나
바람과 이슬을 따라
너는 삭아 생명이 된다
정 군 수
윗목에 놓여
뭉쳐진 대로 그저 구르다가
시렁에 매달려
아무렇게나 조금씩 흔들거리다가
수선화 꽃잎 피는 날
곰팡이가 슬어 숨을 얻는다
열지 않을 가슴으로 바위가 되느니
열린 틈으로 너를 불러내어
석류꽃보다 더 아프고 고운
메주꽃 냄새여
부끄럽게 길을 나선다
달빛 담긴 항아리거나
햇빛 넘노는 장독대거나
바람과 이슬을 따라
너는 삭아 생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