除夜의 시간에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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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3:20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除夜의 시간에
정 군 수
머리맡에 원고지를 얹어 놓고
또 한 해로 가는 나를 본다
먼길을 돌아 잊혀져 가는 기억들
하나씩 촛불 켜가며
그리움으로 돋아나는 밤
어둠은 끝 모를 깊이에서
무심하게 흔들리는 나를 퍼올린다
어디로 가야하리
알몸 드러내고
제야의 어둠을 서성이는 시간
두드려도 나의 문 열리지 않고
어둠으로 머물다가
거슬러 가는 강물에 떠있는 나
끝내는 혼자 있는 사람을 위하여
외로울 때마다 촛불 켜주고
떠나간 사람들
제야의 밤은 깊어
머리맡에 그리움을 얹어 놓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드리는 시간
또 한 해로 달아나는 나를 보며
손을 잡는다
어둠 속으로 손을 잡는다
정 군 수
머리맡에 원고지를 얹어 놓고
또 한 해로 가는 나를 본다
먼길을 돌아 잊혀져 가는 기억들
하나씩 촛불 켜가며
그리움으로 돋아나는 밤
어둠은 끝 모를 깊이에서
무심하게 흔들리는 나를 퍼올린다
어디로 가야하리
알몸 드러내고
제야의 어둠을 서성이는 시간
두드려도 나의 문 열리지 않고
어둠으로 머물다가
거슬러 가는 강물에 떠있는 나
끝내는 혼자 있는 사람을 위하여
외로울 때마다 촛불 켜주고
떠나간 사람들
제야의 밤은 깊어
머리맡에 그리움을 얹어 놓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드리는 시간
또 한 해로 달아나는 나를 보며
손을 잡는다
어둠 속으로 손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