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을 흐르던 물소리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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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23:21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내장산을 흐르던 물소리
정 군 수
그날 전국에서 모여온 농아복지회원들은
앞가슴에 커다란 이름표를 달고
내장산 단풍 길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산은 조용해졌습니다
도랑을 타고 흐르던 시냇물은 노래를 멈추고
빛을 떨구던 단풍은 숨을 죽이고
산새도 바람도 산의 요정도 날개를 접고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단풍과 한 빛이 되어 숲으로 사라지자
그의 손끝을 지어 나르던 언어들이
내장산 물소리보다 더 푸르게
도랑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시냇물은 노래 부르고, 단풍은 빛을 떨구고,
산새도 바람도 산의 요정도 날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게 세상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정 군 수
그날 전국에서 모여온 농아복지회원들은
앞가슴에 커다란 이름표를 달고
내장산 단풍 길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산은 조용해졌습니다
도랑을 타고 흐르던 시냇물은 노래를 멈추고
빛을 떨구던 단풍은 숨을 죽이고
산새도 바람도 산의 요정도 날개를 접고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단풍과 한 빛이 되어 숲으로 사라지자
그의 손끝을 지어 나르던 언어들이
내장산 물소리보다 더 푸르게
도랑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시냇물은 노래 부르고, 단풍은 빛을 떨구고,
산새도 바람도 산의 요정도 날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게 세상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