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밟지 않고 숲을 말하지 못한다
김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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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30 11:44
저자 : 강초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멀리서 보는 산이 아름답다" 말 하지만
산을 밟지 않고 숲을 말하지 못하듯
우리, 서로에게 마음 열지 않는 한 영원한 타인이다
너와 나, 함께 엮어 가는 삶의 거미줄
날벌레 한 마리 가지런한 내 방을
헝클어놓더라도 우리 분노하지 말자
바람에 부러진 삭정이 내 발등을 찍더라도
우리 상처를 상처라 말하지 말자
분노는 상처를 만들고
상처는 또 하나의 무덤을 만든다
풀 한 포기 돋지 않을, 썩지도 않을
허연 머리칼만 무성하게 자라날
무덤, 우리 처음부터 만들지 말자
초승달 기운 밤을 어둡다고만 탓 할 일이 아니라
어지러운 생각은 어지러운 대로 구겨 두자
구겨진 주름사이로도 햇살은 떠오르고
하늘 한켠 쪽물 들이고 있는
큰 손 앞에 서면
내가 앉은 의자의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고
아래 윗층 벽을 흔드는, 못질하는 망치 소리
선잠 깬 두 귀를 흔들 때
비로소,
우리 어긋난 아귀의 모서리를 맞추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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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밟지 않고 숲을 말하지 못하듯
우리, 서로에게 마음 열지 않는 한 영원한 타인이다
너와 나, 함께 엮어 가는 삶의 거미줄
날벌레 한 마리 가지런한 내 방을
헝클어놓더라도 우리 분노하지 말자
바람에 부러진 삭정이 내 발등을 찍더라도
우리 상처를 상처라 말하지 말자
분노는 상처를 만들고
상처는 또 하나의 무덤을 만든다
풀 한 포기 돋지 않을, 썩지도 않을
허연 머리칼만 무성하게 자라날
무덤, 우리 처음부터 만들지 말자
초승달 기운 밤을 어둡다고만 탓 할 일이 아니라
어지러운 생각은 어지러운 대로 구겨 두자
구겨진 주름사이로도 햇살은 떠오르고
하늘 한켠 쪽물 들이고 있는
큰 손 앞에 서면
내가 앉은 의자의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고
아래 윗층 벽을 흔드는, 못질하는 망치 소리
선잠 깬 두 귀를 흔들 때
비로소,
우리 어긋난 아귀의 모서리를 맞추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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