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손이 이마를 짚으면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젊은 손이 이마를 짚으면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오래된 슬픔 하나
출판(발표)연도 : 2001     출판사 : 시와시학사
젊은 손이 이마를 짚으면
 
                            이향아


작은 공룡처럼 꿈틀거렸다.
따지고 보면 하루 한 날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렇다 대한민국,
이 시대의 대학생,
결의문 아니면 성명서가 대자보로 나붙고
찢어진 현수막은 폭우 속에 울었다. 
펼치는 시험지에 스미는 적막
뛰는 것만이 사는 길은 아냐
가다 보면 벼랑, 다시 막는 태산
이따금 울리는 순결한 기침 소리
이토록 깊고 큰 강의실이 있었던가.
연필심이 종이 위를 달려서
사각사각 배를 먹는 소리
기억을 터널에 삽질을 하며
젊은 손이 이마를 짚으면
세계는, 참 적막하구나.
기말시험도 끝이 나면
복도에 가득 짐을 부린 너희들이
자유와 낭만을 탐해 술렁거릴 때
날개 다는 소리로 지축은 흔들리고
나는 천천히 뉘우치겠지.
가을 지나 겨울이 깊어가고 있구나
여위는 뒷모습을,
시끄럽던 날들을 돌아보겠지.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