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세상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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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0 15:3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꽃들은 진저리를 친다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한국문연
서늘한 세상
이향아
갑자기 아무도 없다.
한 끼니 같이 먹자고 불러낼 사람이 없다
차 한 잔 마시자고 부를 사람이 없다
나 잘 있노라고 통정할 사람이 없다
갑자기 아무도 없다
검은 땅 겨우 딛고 나 혼자 섰다
이제야 세상이 제대로 되나 보다
나는 너무 헤프게 그리움을 풀어서
너무 가볍게 나불거렸나 보다
갑자기 아무도 없는,
하늘 아래 지평선에 혼자 던져진
얼음처럼 비치는
서늘한 세상
이향아
갑자기 아무도 없다.
한 끼니 같이 먹자고 불러낼 사람이 없다
차 한 잔 마시자고 부를 사람이 없다
나 잘 있노라고 통정할 사람이 없다
갑자기 아무도 없다
검은 땅 겨우 딛고 나 혼자 섰다
이제야 세상이 제대로 되나 보다
나는 너무 헤프게 그리움을 풀어서
너무 가볍게 나불거렸나 보다
갑자기 아무도 없는,
하늘 아래 지평선에 혼자 던져진
얼음처럼 비치는
서늘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