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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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한 길

저자 : 함영숙     시집명 : 사랑은 안전장치를 여는 만능열쇠(상)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씨알의 소리
평안한 길
 
                    함영숙
 
 
내가 배운 지식이
나를 광야 벌판에 세웠소
황폐한 사막을 정처없이 떠도는
주인없는 존재로
세상 헤매는 고아로 만들었소

내가 얻은 명예가
나를 높은 산 꼭대기에 세웠소
새도 깃들 수 없는
구름도 쉴수 없는
알 없는 황량한 둥우리로 남게 했소

내가 모은 재물이
나를 바다 끝 수평선에 세웠소
메울 수 없는 깊은 바다
파선된 조각배에 날 머물게 했소

이제 지식도 명예도 재물도
다 훌훌 털어 버리고
난 나를 찾았소

고아인 나를 품안에 안은 내 님은
내게 사랑과 행복주며
남은 생명 영혼위해
평안한 길로 안내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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