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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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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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범람

저자 : 함영숙     시집명 : 사랑은 안전장치를 여는 만능열쇠(하)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씨알의 소리
사랑의 범람
 
                      함영숙
 
 
비가 그렇게 많이 쏟아진줄 몰랐어요
뚝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줄 몰랐어요
물이 그렇게 많이 넘쳐날줄 몰랐어요

길도 삼키고
집도 삼키고
논밭도 삼키고
산천을 삼키고
마음까지 삼킨줄 몰랐어요

바다도 노해 물을 먹어 주지 않으니
논밭의 곡식도 물에 잠기고
과수원의 과목도 물에 잠기고
가축도 물에 둥둥뜨고

하늘도 슬픈일 너무 많아
눈물을 주체치 못했나봐요
언제는 울줄 모르는 바보라 조롱하더니
이제는 너무 운다고 야단치니

이렇게 착하게 살 바에야
차라리 너랑 나랑 함께
내 눈물에 빠져 죽자고 하시나봐요

또 한번 참아 봐요
좋은 날 또 있을 거예요
함께 도와요
함께 일어나 봐요

물이 없어도 안되고
물이 너무 많아도 안되는 건
삼척동자도 다 잘 알고 있잖아요
용기를 가져 봐요
감사해 봐요
그러면
좋은 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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