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火田)마을 -집짓기 ·2
가을
0
983
2004.08.12 01:02
저자 : 임명자
시집명 : 따스한 날의 아침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미래문화사
화전(火田)마을
-집짓기 · 2
임명자
흔들리는 불빛에 버팀목을 세우고
어깨를 구부리면
우직한 산자락도 마을이 되는구나
무엇이 저들을
이처럼 후미진 곳까지 인도하여
산정에 떨어지는 비 한 방울
가랑잎 지는 소리까지
그들의 것이라고 예언했는가
그러나 그대들
비탈을 태우던 불씨도 꺼져
어둠은 성급히 짐승처럼 덤벼들고
그 어둠 속
먹물 흐른 족보(族譜)를 불어 붙인
흙바람벽
한쪽 어깨가 시려 온다
이제는 비 한 방울 바위를 두드려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목숨이 시작한 곳으로 돌려보낼 때
그대들 몸을 부벼 일으킨 불씨로
마을을 세웠듯이
한 줌의 불시가 그리울 때다
-집짓기 · 2
임명자
흔들리는 불빛에 버팀목을 세우고
어깨를 구부리면
우직한 산자락도 마을이 되는구나
무엇이 저들을
이처럼 후미진 곳까지 인도하여
산정에 떨어지는 비 한 방울
가랑잎 지는 소리까지
그들의 것이라고 예언했는가
그러나 그대들
비탈을 태우던 불씨도 꺼져
어둠은 성급히 짐승처럼 덤벼들고
그 어둠 속
먹물 흐른 족보(族譜)를 불어 붙인
흙바람벽
한쪽 어깨가 시려 온다
이제는 비 한 방울 바위를 두드려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목숨이 시작한 곳으로 돌려보낼 때
그대들 몸을 부벼 일으킨 불씨로
마을을 세웠듯이
한 줌의 불시가 그리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