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글/황여정

산그림자 짙어지고
나뭇잎새 흔들리며 바람 불어오는 해질녘
일상의 편한 복장 여유로운 마음이면 행복하겠습니다.
마주한 눈빛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정원에 아름답게 가꾸어진 꽃만이 아름다운 건 아닙니다.
비온 뒤 맑은 얼굴로 갓 피어난 작은 풀꽃도 아름답습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사랑이 머물기 때문입니다.

풍성하게 차려진 식탁만이 즐거운 건 아닙니다.
채전 밭 푸성귀로 차려진 찬으로 생기가 납니다.
소박한 마음이 삶의 즐거움을 더해 주기 때문입니다.

빈틈없이 정리된 거실은 오래 머물고 싶지 않습니다.
먼지 앉은 탁자와 흩어진 책들이 느슨한 편안함을 줍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수용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어나는 꽃봉오리의 아름다움보다
지는 꽃의 마음을 헤아릴 때
당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잠간 사이에 꽃은 지고맙니다.
꽃진 자리  비바람속에 열매가  맺고
열매 맺은 자리 씨앗이 머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