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집짓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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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집짓기 ·18

저자 : 임명자     시집명 : 따스한 날의 아침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미래문화사
지금 나는
- 집짓기 ·18
 
                            임명자
 
 
기꺼이 그늘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내게 걸어왔을 때

오월의 나뭇잎으로
유월의 등꽃으로 오래토록
서 있겠노라고 중얼거렸지

어머니는 나에게 또 다른 집이었던
샘이 마르지 않게 가슴 속 골짜기
작은 집 하나 아직도 지어 놓으셨는데

봄쑥보다 향긋한
꽃다지보다 더 샛노란
꽃잎 날개 달고
멈춰 서는 훤칠한 저 아이들에게, 나는
작은 방 하나는 만들어 놓았는지
늦도록 스탠드 불빛 밑에서
이마를 짚어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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