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을 닦으며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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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3 11:16
저자 : 임명자
시집명 : 따스한 날의 아침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미래문화사
이빨을 닦으며
임명자
이빨을 닦는다 갈비를 뜯고 어금니와 사랑니 사이
끼어 있는 살점을 후벼 파며 질기게 목구멍 너머 대
뿌리처럼 뻗어 있는 힘중 뽑아내기 위해 뱃속 깊이
칫솔을 밀어넣는다 뱃속에는 쇠방울이 쩔렁거려 변
기 가득 토해내는 헛구역질 이왕에 꿇어야 할 무릎
이라면 갈비에 곁들였던 소주 한 병 다시 취해 머리
맡에 벗어 놓은 구두 뒷굽 삐딱하게 닳아 버린 우리
집 앞골목 또는 황토먼지 가라앉은 고향길에 묶여
끌려가고 싶다 끌려가 흙의 이빨 사이 사이 살점으
로 질기게 끼어 있고 싶다
임명자
이빨을 닦는다 갈비를 뜯고 어금니와 사랑니 사이
끼어 있는 살점을 후벼 파며 질기게 목구멍 너머 대
뿌리처럼 뻗어 있는 힘중 뽑아내기 위해 뱃속 깊이
칫솔을 밀어넣는다 뱃속에는 쇠방울이 쩔렁거려 변
기 가득 토해내는 헛구역질 이왕에 꿇어야 할 무릎
이라면 갈비에 곁들였던 소주 한 병 다시 취해 머리
맡에 벗어 놓은 구두 뒷굽 삐딱하게 닳아 버린 우리
집 앞골목 또는 황토먼지 가라앉은 고향길에 묶여
끌려가고 싶다 끌려가 흙의 이빨 사이 사이 살점으
로 질기게 끼어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