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호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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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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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 호반에서

저자 : 김희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대청 호반에서

                      김 희 숙


낮은 자리의 한 생이 마음의 끈
잠시 풀고 탁 트인 시야
대청호반을 앞에 두고 섰다

온전하게 내 것으로 움켜쥘 수 없었던
그래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날 들이
조각조각 부서져 빈 자리의 쓸쓸함으로 남고
적어도 호수는 한번쯤은 들어 보았음직한
신세한탄, 차마 입으로는 형언하기 어려운
축축한 것들을 물속에 던져 버렸다

얼마나 많은 날들 숨 죽이며
텁텁한 소문의 냄새 피하고자 했는가

이젠 젖은 바람으로 불어오는 날들이
온통 시커먼 그을음 내며
일상을 물들이고 표정없는 보고픔이
허공에 졸고 있는 그리움 되어
제자리 못 찾고 흩어진다 해도
어리석은 삶의 욕정에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일 없으리라
세상과 접속이 거부되는 일 없으리라

갑자기 세월이 가소롭게 보이는
노을지는 저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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