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사랑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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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6 04:18
저자 : 장경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안개사랑
장경기
오- 보아라.
너를 껴안으며 산산이 부서지는 이 안개의 몸
수천 흰 손으로 피어오르며
허공 더듬는 이 무정형의 기이한 흐름,
광란하다 스스로 웅크리며
돌의 잠 속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는
오오, 나는 어느 슬픈 종족의 기인 끝이냐.
끝내 깃들 수는 없으리라.
네 하이얀 젖가슴들 고요히 피어오르는
네 안, 그 깊고 검은 자궁 속,
오- 검은 포도알마냥 웅성이며 야위어지는
내 슬픈 안개의 정령들이여.
주검으로 물컹거리는 이 세상의 음부 속
미친 미친 짐승으로 떠돌다
징그러움의 뱀마냥 네 안으로
안으로만 기일어지는 이 병든, 병든 우울의 열망,
온몸 굽이치던 병든 사랑아.
무서움도 없이 눈멀고 귀 먹었던,
아 - 열망의 한낮은 저무는가.
산산이 헤쳐지는 내 창백의 손들,
미쳐 미쳐 불살라 지른 안개의 몸,
끝내 너를 만질 수는 없으리라.
장경기
오- 보아라.
너를 껴안으며 산산이 부서지는 이 안개의 몸
수천 흰 손으로 피어오르며
허공 더듬는 이 무정형의 기이한 흐름,
광란하다 스스로 웅크리며
돌의 잠 속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는
오오, 나는 어느 슬픈 종족의 기인 끝이냐.
끝내 깃들 수는 없으리라.
네 하이얀 젖가슴들 고요히 피어오르는
네 안, 그 깊고 검은 자궁 속,
오- 검은 포도알마냥 웅성이며 야위어지는
내 슬픈 안개의 정령들이여.
주검으로 물컹거리는 이 세상의 음부 속
미친 미친 짐승으로 떠돌다
징그러움의 뱀마냥 네 안으로
안으로만 기일어지는 이 병든, 병든 우울의 열망,
온몸 굽이치던 병든 사랑아.
무서움도 없이 눈멀고 귀 먹었던,
아 - 열망의 한낮은 저무는가.
산산이 헤쳐지는 내 창백의 손들,
미쳐 미쳐 불살라 지른 안개의 몸,
끝내 너를 만질 수는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