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 사이에-모과와 잡초꽃
이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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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7 20:03
저자 : 이정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4. 7
출판사 : 시로여는세상
그대 나 사이에
-모과와 잡초꽃
시골에서 캐다 심은 어린 모과 나무가 겨울을 잘 못 건넌 듯
말문을 열지 않고 서 있는 옆에
잡초 한 그루가 파릇하게 얼굴 내밀었다
며칠 후 잡초는 모과나무 키를 훌쩍 넘더니
줄기 끝에 수십 송이 꽃을 피워 냈다
산수유 꿈결 같은 노란 화관
그곳에 봄이 요약되어 있는 듯해 어질한 순간
모과나무 가지의 검은 침묵이
잡초꽃에게 보내는 화사한 웃음이 보였다
봄날이라고 해야 비바람 부는 날이 더 많듯이
생명은 그래,
꽃으로 요약되지 않은 그늘이 더 환해 보이기도 한다
-모과와 잡초꽃
시골에서 캐다 심은 어린 모과 나무가 겨울을 잘 못 건넌 듯
말문을 열지 않고 서 있는 옆에
잡초 한 그루가 파릇하게 얼굴 내밀었다
며칠 후 잡초는 모과나무 키를 훌쩍 넘더니
줄기 끝에 수십 송이 꽃을 피워 냈다
산수유 꿈결 같은 노란 화관
그곳에 봄이 요약되어 있는 듯해 어질한 순간
모과나무 가지의 검은 침묵이
잡초꽃에게 보내는 화사한 웃음이 보였다
봄날이라고 해야 비바람 부는 날이 더 많듯이
생명은 그래,
꽃으로 요약되지 않은 그늘이 더 환해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