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에서 3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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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8 01:25
저자 : 정군수
시집명 : 눈물이 말라 빛이 된다는 것을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미륵사지에서 3
정 군 수
돌다리를 건너서
회랑을 돌고 돌아
금당으로 들어섰다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었다
미륵님 미륵님
무엇으로 태어나 무엇으로 갑니까
現身하소서
아픔만 주지 말고 보여 주소서
회랑을 돌고 돌아
내려서는 돌계단
깨어진 주춧돌 틈새에서는
천 년을 살아온 잡초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정 군 수
돌다리를 건너서
회랑을 돌고 돌아
금당으로 들어섰다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었다
미륵님 미륵님
무엇으로 태어나 무엇으로 갑니까
現身하소서
아픔만 주지 말고 보여 주소서
회랑을 돌고 돌아
내려서는 돌계단
깨어진 주춧돌 틈새에서는
천 년을 살아온 잡초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