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디흰 손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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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9 00:10
저자 : 장경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희디흰 손
장경기
저 소멸의 지평선
귀향하는 내 희디흰 손들이여
부식된 태양의 자리에서
빈손으로 오는 푸른 내 정령들이여
하늘의 절망 더듬으며 금이가는 손들이여
상상의 꽃다발 하나 치켜들고
지친 짐승으로 오라
내 겨드랑이에 매장된 노을을 꺼내어
금빛 가득 풀어놓나니
오라. 내 노오란 눈꺼풀 안으로
푸른 이끼낀 손들이여
마른 꽃다발 안고 벽속으로 걸어가며
화석이 되는 내 슬픈 정령들이여
꿈길의 막다른 모퉁이에서
내 몸은 안개로 차오르나니
푸르름 속으로 흐르는 우울은
회색의 절망으로 우는구나
무거운 외투 끌며
어둠의 마루장 아래
유유히 거니는 푸른 이끼낀 내 정령이여
손끝에 얼어붙는 노을이여
내 슬픔의 뇌를 스치며
꽃을 낳는 바람이여
가라앉는 몽유의 정령들이여
장경기
저 소멸의 지평선
귀향하는 내 희디흰 손들이여
부식된 태양의 자리에서
빈손으로 오는 푸른 내 정령들이여
하늘의 절망 더듬으며 금이가는 손들이여
상상의 꽃다발 하나 치켜들고
지친 짐승으로 오라
내 겨드랑이에 매장된 노을을 꺼내어
금빛 가득 풀어놓나니
오라. 내 노오란 눈꺼풀 안으로
푸른 이끼낀 손들이여
마른 꽃다발 안고 벽속으로 걸어가며
화석이 되는 내 슬픈 정령들이여
꿈길의 막다른 모퉁이에서
내 몸은 안개로 차오르나니
푸르름 속으로 흐르는 우울은
회색의 절망으로 우는구나
무거운 외투 끌며
어둠의 마루장 아래
유유히 거니는 푸른 이끼낀 내 정령이여
손끝에 얼어붙는 노을이여
내 슬픔의 뇌를 스치며
꽃을 낳는 바람이여
가라앉는 몽유의 정령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