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張氏)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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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張氏) 일가

가을 0 862
저자 : 장경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장씨(張氏) 일가

장경기


큰 마루에 오르려 하나
연신 헛발 딛는 허약함이 심히 부끄럽고 민망하오다시 오르려다 미끄러지는 나를
새우마냥 등이 굽은 셋째 당숙이, 큰아버지가
물끄러미 내려다만 보고 있소
'올라가야 하는데. 가족들에게로 빨리......'

허나 나는 더욱 가늘어지며 연신 헛발만 딛는데
"저기 봐. 불쌍한 갑순이 혼령이 또......"
돌아보니, 길고 검은 부츠를 신은
알몸의 女가 나를 원망하는 눈길로 쏘아보는 것이 아니냐?
'고모를 내가? 내가, 그럴 리가 없는데......'
허나 나는 고모를 범한 것마냥
따끔거리는 성기를 움켜쥐고 급히 수도꼭지로 달려갔소
"내가, 내가 아닌데....피고름만 나오지 않으면....."
허나 수도꼭지에서는 피고름이 흘러나왔고
나는 성기를 움켜쥔 채 초조히 울먹여야 했소
'내 피고름이 아니야. 내 피고름은 아니야.'

허나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 당숙님들은
내 유난히 헐렁해진 허벅지를 싸늘히 노려보았소

애원하는 것마냥 아비를 들여다보나
흰자는 없고 검은 자만이 가득한 아비의 눈에서는
금새 떠날 듯 혼불만 서성이니
그 병약함이 내게서 전염된 듯하여 더욱 죄스럽소
나는 연신 녹슬며 가늘어져 가는 내 성기만을
초조히 간지럽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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