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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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밤

가을 0 846
저자 : 장경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눈오는 밤

장경기


아,
나는 어느 슬픈 노래의 끝
끝의 우울이냐

푸릇한 목숨들의 모가지 움켜쥐는
희디흰 손들이여.
남김없이 가야 한다면
가리라. 흰 웃음 흘기는 한낮의 허공으로,
아아, 꿈도 없이
캄캄한 새벽의 가라앉는 새,
병든 눈발이 되어
부우연 허공 속으로 나아가리라.

呻吟의 밤바다여. 흰 피 흡입하는
네 검푸른 맨살에
이 녹아지는 주검으로
싱싱한 사랑의 문신, 새기리라.

오! 함께 우는 슬픔은 있으리
저 열린 절망의 허공에 알알이 박히는
흰 눈발들의 가라앉는 아우성,

조용히 눈물로 사위어질 수 밖에 없는
이 캄캄한 밤
기인 한숨의 피곤해진 눈꺼풀로
철사토막 같은
내 식어진 손을 덮는 누이야
오! 함께 우는 슬픔은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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